정부, 북한 주민 첫 추방…“동료 16명 살해 후 도주” | 뉴스A

정부, 북한 주민 첫 추방…“동료 16명 살해 후 도주” | 뉴스A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부가 오늘 동해상에서 나포한 북한 주민 두 명을 판문점을 통해 북으로 보냈습니다.

특이한 건 주민이 귀순 의사를 밝혔는데도 처음으로 추방 형태로 쫓아냈다는 겁니다.

정부는 이들이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도주한 범죄자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정부 설명엔 석연치 않은 점이 많습니다.

동해상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건지 첫 소식, 김윤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상민 / 통일부 대변인]
"정부는 지난 11월 2일 동해상에서 나포한 북한주민 2명을 11월 7일 오늘 15시 10분경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하였습니다."

북한 주민 추방은 처음으로 이들이 동해상 오징어잡이 배에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상민 / 통일부 대변인]
"흉악범죄자로서 국제법상 난민으로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정부 부처 협의 결과에 따라 추방을 결정하였습니다."

17톤의 오징어잡이 배는 지난 8월 15일, 선원 19명을 태우고 북한 김책항을 출발해 러시아 해역에서 조업하고 있었습니다.

선장의 가혹 행위가 이어지자 지난달 말 선원 3명이 공모해 둔기로 선장을 살해하고, 범행 은폐를 위해 나머지 동료 선원 15명도
함께 죽였다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살인 후 이들은 자강도로 도망가기 위해 김책항 인근으로 이동했다가 공범 1명이 체포되면서 나머지 2명만 배를 타고 남하했습니다.

지난달 31일 NLL 동쪽 205km 지점에서 발견돼 우리 해군이 강제 퇴거조치 했으나, 지난 2일 다시 우리 영해로 들어와 선박을 나포하고 삼척항으로 끌고 왔습니다.

국방부는 특수정보(SI)를 통해 도주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고, 지난달 말부터 경계에 들어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정경두 / 국방부 장관]
"저희가 SI정보로 그런 상황을 확인을 했고, 그래서 해상 경계 강화 태세를 유지를 했고"

북한 주민 2명은 귀순 의사를 밝혔지만 정부는 나포시 계속 도주를 한 만큼 정상적인 귀순으로 보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채널A뉴스 김윤정입니다.

영상취재 : 조승현
영상편집 : 강민

그런데 이런 이례적인 상황이 국민에게 알려지게 된 과정도 논란입니다.

오늘 오전 청와대 간부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언론에 우연히 노출돼 논란이 된 후에야 통일부가 브리핑에 나섰기 때문인데요.

숨기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옵니다.

이어서 유주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직원이 보낸 문자메시지를 휴대전화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메시지에 "오늘 오후 3시에 판문점에서 북한주민 2명을 북측으로 송환 예정"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정부가 공개하지 않았던 북한주민 2명의 추방 사실을 언론사 카메라에 잡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알게 된 겁니다.

문자에는 "자해 위험이 있어 적십자사가 아닌 경찰이 에스코트 할 예정"이라는 문구도 있습니다.

북한 주민이 왜 자해를 시도하려 하는지 정부는 아직까지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백승주 / 자유한국당 의원]
"자해우려가 있는 북한주민을 북한으로 보내는 걸 한다는 말입니까? 반인륜적이고 진실도 조사해야 하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송환과 관련해 통일부와 국정원간 입장정리가 안됐다는 대목도 있습니다.

[정진석 / 자유한국당 의원]
"강제 북송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지울 수가 없어요. 북한으로 북송하는 문제에 대해서 관련 부서인 국정원과 통일부간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통일부는 "절차상 문제를 협의하는 중"이었다면 이견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조사를 3일 만에 끝내면서 물증 없이 북한 주민의 진술만으로 16명을 살해했다는 결론을 내린 것도 야당 의원들은 문제 삼았습니다.

채널A 뉴스 유주은입니다.

grace@donga.com
영상취재 : 배시열
영상편집 : 이준희

Q. 정치부 이동은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이 기자, 특이한 사건이라 궁금한 게 많아요. 먼저 사건 정리를 좀 해 봅시다. 8월15일로 거슬러올라가는 거죠?

17톤 급 북한 배는 8월 15일 북한 김책항에서 19명을 태우고 러시아와 북한 해역을 돌아다니며 오징어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두달 뒤인 10월 말쯤 20대 초반 선원 두 명이 선장의 가혹행위에 불만을 가졌습니다.

이들은 또 다른 선원 한 명에게 "선장을 죽이자. 돼지잡듯 하면 된다. 둔기로 하면 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렇게 의기투합한 세 명이 선장을 비롯한 나머지 16명을 모두 살해한 사건입니다.

Q. 그래도 세 명이 16명을 살해하는 건 상상이 잘 안 갑니다. 구체적인 살해 과정이 취재가 됐습니까?

네, 선장을 살해하자고 제안한 선원 중 한 명이 배 앞머리에서 경계 근무를 서던 선원을 둔기로 살해했습니다.

그러자 나머지 두 명이 이왕 벌어진 일이니 할 수 없다며 선미에 있던 선원도 둔기로 가격해 시체를 바다에 유기했습니다./

Q. 그럼 원래 살해 목표였던 선장은 어떻게 했습니까?

선장은 조타실에 누워서 쉬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선장도 둔기로 살해했고 시체를 해상에 유기했습니다.

나머지 선원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자신들에게 위해를 가할 거라고 판단해서 남은 사람들도 모두 살해하기로 했습니다.

Q. 선장을 살해할 동안 다른 선원들은 뭘 하고 있었습니까?

시간대가 밤이어서 가능했습니다.

이들은 취침 중이던 다른 선원들을 근무 교대 명목으로 두 명씩 사십분 간격으로 불러냈습니다.

사십분 간격으로 시체를 유기하고 바닥 청소를 한 건데요. 선수와 선미에 한 명씩 서 있다가 올라오는 선원들을 살해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모든 작업은 해뜨기 전에 종료됐습니다.

Q. 범행을 저지른 건 세 명인데, 우리가 붙잡은 선원은 두 명 뿐이에요. 한 명은 남한으로 오지 않은거죠?

이 일을 주도한 두 명은 북한 자강도에 도망가서 살 생각이었습니다.

나머지 한 명은 죽어도 고향에서 죽겠다고 해서 김책항으로 다시 돌아갔다고 합니다.

이들은 김책항에서 오징어를 팔아서 도피자금을 마련하려 했는데요.

김책항에 도착하자마자 육지에 뛰어내린 선원이 기다리던 북한 당국 요원에게 잡혔고, 배에 있던 두 사람은 놀라서 무작정 남하했다고 합니다.

Q. 이 두 사람, 결국 NLL 부근까지 내려오다 우리 해군에 잡힌거네요. 우리 해군은 어떻게 알고 나포한 겁니까?

앞서 리포트에도 나왔지만 지난달 31일 우리 해군이 오징어잡이배를 NLL 인근에서 발견해 퇴거 조치를 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같은 배가 또 NLL을 넘어왔고요.

해군이 경고를 했지만 계속 남하하자 11월 2일 오전 나포한 겁니다.

Q. 우리 정부는 이렇게 살인 사건을 저지른 범죄자라서 북으로 보냈다고 발표했는데, 살인 사건을 저질렀다는 증거가 있습니까?

아니요. 자백 말고 명백한 증거는 없습니다. 선원들의 시체와 살인에 사용한 둔기는 전부 바다에 유기했기 때문입니다.

증거가 될 수 있는 오징어잡이배는 북한에서 조사하는 게 맞다고 판단해서 내일 북한에 보낸다고 합니다.

Q. 그런데, 선원 두 명은 북으로 안 가겠다. 귀순의사를 밝혔다는 거죠?

둘 다 검거된 이후에 귀순의사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통일부 당국자는 "계속 도망다니다가 귀순 의사를 밝힌 경우라서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Q. 잡힌지 5일 만에 추방인데, 진위를 파악하기엔 너무 빨리 보냈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통일부 당국자는 "통상 3~5일 정도가 걸린다"고 했는데요.

청와대 비서실 관계자가 받은 문자를 보면 국정원과 통일부간 입장이 다르다고 돼 있습니다.

국정원은 조사를 더 하고 싶었지만 남북관계 개선을 원하는 통일부는 빨리 추방을 하려고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정치부 이동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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